-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 출판일
- 2019.04.15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의 <편지>
어릴 적부터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팬이었습니다. 첫 입덕은 <용의자 X의 헌신>이었는데, 밤을 새우며 홀린 듯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에도 반전의 반전과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놀라움에 푹 빠졌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고르다 <편지>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일하느라 머리도 무거운데, 가볍게 소설이나 읽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첫 페이지부터 그렇게 가벼운 책은 아니었습니다. 소재가 '살인'과 '죗값'이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의 형은 주인공을 위해(학비를 벌기 위해) 도둑질을 하다가 살인을 하게 됩니다. 결국 강도살인죄로 감옥에 가고, 남은 주인공은 범죄자 형을 두게 됩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할 때도, 꿈을 가질 때도, 직장을 구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도, 결혼할 때도, 이사를 할 때도 모든 순간 범죄자 형이 꼬리표처럼 따라와 주인공의 길을 막습니다. 그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형은 주인공에게 매번 편지를 씁니다.
억울할 겁니다. 내가 저지른 죄도 아닌데, 꼬리표처럼 날 따라와 결국 모든 것을 망쳐버리니까요. 사랑하는 사람도, 설레게 하는 꿈도, 가족도 모두 힘들게 하는 낙인을 떼어내기 위해 형을 밀어냅니다.
가족이 죄를 지었다면,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죄를 지은 사람만일 까요, 그 주변 모든 사람이 그래야 할까요. 이 책에 정답은 없습니다. 정답을 알려주면 바보들만 생산한다고 하네요. 맞는 말입니다.
정당한 죗값을 치렀다는 어느 선까지일까요? 어떻게 해야 치른 셈이 되는지, 그것이 정말 정당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마지막에는 형의 부탁을 받고 가지 못한 피해자에게 찾아갑니다. 형은 동생에게 부탁하기 전에 피해자에게 사죄의 편지를 썼고, 동생을 너무 몰아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합니다. 몇 년이 지나서 방문한 동생은 그때 그것을 알게 됩니다. 피해자는 여전히 가족을 잃었고,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사과해도, 결국 사라지지 않을 일입니다.
책을 다 덮고 나서 제가 원했던 반전의 끝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죗값을 치르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답은 없지만, 누군가 정답이 이거야!라고 알려줘도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방구석 리뷰룸 > 오늘의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책 <고양이 단편 만화> (2) | 2024.01.31 |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Why Fish Don't Exist_룰루 밀러 (0) | 2023.05.15 |
[도서] 당신, 전생에서 읽어드립니다 - 박진여 저 (0) | 2022.08.03 |
The Having 더 해빙 - 이서윤, 홍주연 (0) | 2022.08.01 |
[북리뷰] 퇴근 이후, 제2의 삶이 시작된다 - 다이븐 (0) | 2022.02.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