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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리뷰룸/오늘의 책

편지_히가시노 게이고

by Daya 다야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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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살인자를 가족으로 두었다는 이유로 가해자의 가족이 겪는 차별과 불평등을 그린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편지』. 두 번의 뮤지컬화, 연극화가 되었으며 최근에는 일본 인기 탤런트 카메나시 카즈야 주연으로 드라마화되는 등 몇 차례나 영상화, 무대화된 수작으로, 국내에서 출간된 지 약 10년 만에 리커버 에디션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세상에 의지할 것이라고는 서로밖에 없는 형제가 있었다. 형은 막일을 하며 동생을 뒷바라지했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살인범이 되고 만다. 교도소에서 착실히 생활하며 동생에게 매달 편지를 보내오는 형. 형의 편지는 자신의 과오에 대한 뉘우침과 피해자에 대한 속죄, 동생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이 새겨진 동생의 삶에서 그 편지는 늘 걸림돌이 되는데…….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일
2019.04.15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의 <편지>

 

어릴 적부터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팬이었습니다. 첫 입덕은 <용의자 X의 헌신>이었는데, 밤을 새우며 홀린 듯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에도 반전의 반전과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놀라움에 푹 빠졌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고르다 <편지>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일하느라 머리도 무거운데, 가볍게 소설이나 읽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첫 페이지부터 그렇게 가벼운 책은 아니었습니다. 소재가 '살인'과 '죗값'이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의 형은 주인공을 위해(학비를 벌기 위해) 도둑질을 하다가 살인을 하게 됩니다. 결국 강도살인죄로 감옥에 가고, 남은 주인공은 범죄자 형을 두게 됩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할 때도, 꿈을 가질 때도, 직장을 구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도, 결혼할 때도, 이사를 할 때도 모든 순간 범죄자 형이 꼬리표처럼 따라와 주인공의 길을 막습니다. 그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형은 주인공에게 매번 편지를 씁니다.

 

억울할 겁니다. 내가 저지른 죄도 아닌데, 꼬리표처럼 날 따라와 결국 모든 것을 망쳐버리니까요. 사랑하는 사람도, 설레게 하는 꿈도, 가족도 모두 힘들게 하는 낙인을 떼어내기 위해 형을 밀어냅니다.

 

가족이 죄를 지었다면,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죄를 지은 사람만일 까요, 그 주변 모든 사람이 그래야 할까요. 이 책에 정답은 없습니다. 정답을 알려주면 바보들만 생산한다고 하네요. 맞는 말입니다. 

 

정당한 죗값을 치렀다는 어느 선까지일까요? 어떻게 해야 치른 셈이 되는지, 그것이 정말 정당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마지막에는 형의 부탁을 받고 가지 못한 피해자에게 찾아갑니다. 형은 동생에게 부탁하기 전에 피해자에게 사죄의 편지를 썼고, 동생을 너무 몰아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합니다. 몇 년이 지나서 방문한 동생은 그때 그것을 알게 됩니다. 피해자는 여전히 가족을 잃었고,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사과해도, 결국 사라지지 않을 일입니다. 

 

책을 다 덮고 나서 제가 원했던 반전의 끝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죗값을 치르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답은 없지만, 누군가 정답이 이거야!라고 알려줘도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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