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워킹홀리데이.
3월 5일에 골드코스트로 이 넓은 호주라는 땅을 밟았다.
그렇게 이동만 3시간.
브리즈번 위쪽에 있는 숙소에서 살게 되었다.
세컨드 비자를 따고 싶다는 강한 생각은 없었지만 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 3개월을 더 있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그래서 3개월 농장에서 일하지 말고 1년을 알차게 보내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처음에 갈피를 잘 못 잡았나 보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셧다운이 되고,
시티에는 일이 없어지기 시작하면서
귀국하는 워홀러와 농장으로 넘어오는 워홀러가 생겼다.
그래서 마음을 잡았다.
코로나 때문이라도 이곳에서 버틸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일이 없었다.
3월에는 총 5일을 일했고,
저번 주부터 드디어 일이 매일 있기 시작했으니까.
내 통장에 찍히는 잔고는 언제나 마이너스였고,
사 먹는 내 음식들을 보면서 욕심을 낸 건가 싶기도 했고,
이 돈이면 그냥 한국 집에 머물면서 맛있는 음식이나 먹을 텐데
그런 생각도 했다.
사람 관계가 너무 힘들어서
우울하다가 화가 났다가 짜증이 났다가
결국 방 벽을 부숴버렸다.
그렇게 또 내 통장 잔고는 마이너스에서 마이너스 추가.
쇼핑을 하지 않은지 일주일째다.
이곳을 떠나고 싶었을 때 떠나지 않았다.
그때 그 순간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조금 남았나 보다.
오늘 농장에서 만난 친구한테 살짝 물어봤다.
너네 하우스에는 지금 사람이 풀이야?라고.
8명이라서 1명이 빈다고 말해줬다.
그 1명의 자리에 내가 들어가고 싶다고 말해도 될까.
나 지금 있는 이곳이 너무 힘들어서 말야.
이 말은 하지 않고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다음엔 컨트렉터 이름이라도 물어봐야지.
모종을 하나씩 심고 있는데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일이 힘들어서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름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있으니까.
아침에 일하고 점심부터 쭉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
워라밸이 가능한 이곳이 그렇게 싫지 않으니까.
그런데도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난 아무래도 이곳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말은 사실 농장에만 가면 항상 듣는 이야기다.
여기저기 많은 한국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문장이기 때문에.
그래서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몰라.
3개월마다 슬럼프가 온다고 하던데
난 아직 3개월도 아닌데.
벌써 현타가 오면 남은 시간은 어떻게 하니.
오늘은 과자도 먹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글도 잔뜩 써야지.
[진짜로 소중한 것들은 진짜로 남들의 시선과 아무런 상관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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